2006년 06월 25일
영어 시험 없는 세상
어니스트님의 블로그에서 토익 900점의 효용성이라는 글을 봤다. 효용성 따지기 전에 900점 받는 거 진짜 어렵지 않나?
법대생들 사이에서는 옛날부터 들어올 때 영어성적이 가장 좋았다가 졸업할 때 제일 형편없어지는 사람들이 법대 출신이라는 말이 있었다. 원서 볼 일도 별로 없고, 취업 준비에서 영어를 할 동기도 별로 없어서 그런지 하여간 내가 봐도 영어 잘 하는 사람 참 드물다. 얼마 전에 사법시험에서는 영어과목이 인증점수를 제출하는 걸로 바뀌면서 그에 반발하는 일부 수험생들이 헌법소원을 내기까지 했는데 (각하), 그 문제의 사법시험 토익기준점수가 무려 700점이었다는 사실.^^
이들 심정이 이해가 되기는 하는 게 그 전까지 사법시험은 기특하게도 외국어시험 영역에서 영어과목이 여러 외국어 중의 택일 사항이었기 때문에 고득점을 노려볼 수 있는 독어나 불어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이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고 하니 부담이 되긴 했을거다. 헌법소원서를 보면 왜 비싼 로열티를 지불해 가며 외국시험을 보게 하는가 하는 민족주의적인 정서 호소까지 등장하는데 토플, 토익은 물론 텝스도 볼 수 있게 해놨으니 그 말은 안 맞는 것같고, 재판부의 각하도 보면 뭐 점수가 별로 높지도 않은데 뭘 그래 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요즘 대학생들이야 영어 잘할테니까 걱정 없을테고(왜 내가 이런 추측을 하는지 나도 근거는 없다), 독해 위주로 공부한 (사실 나는 아직도 독해 테스트가 당연히 대학입시에서 제일 중요하게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만) 30대 이상이 갑자기 듣기니 뭐니 준비하는 게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토플만 몇 번 봐서 토익점수에 대한 감각은 없지만, 토종이 900점 받으려면 다른 걸 상당히 희생해야 얻을 수 있는 점수일텐데... 막내 동생도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는데 그렇게 갔다 와도 900은 커녕 800도 용을 써야 받을까라고 했다. 그런데도 공대 출신들만 있어서 그런가 자기가 그 회사에서 영어를 곧잘하는 축에 끼인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영어를 잘 하는 건 자신감 차원에서,그리고 정보 획득 능력 차원에서 참 중요하다고 생각은 한다. 그러나 시험, 특히 입사 및 공무원 시험 등에서 영어 점수에 그렇게 목숨을 매게 하고 그것 때문에 당락을 결정짓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내 추측에는 인사 담당자도 영어가 특기입니다, 이런 사람 아니면 영어에 그렇게 비중을 둘 것같지는 않다는 게 내 생각인데... 그래도 준비하는 사람들은 불안하니까 하나라도 더 좋은 스펙을 보이려고 준비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 동생 말 마따나 어학연수까지 가서 살아있는 영어를 배울 생각은 안 하고 도서관 가서 토익 책을 풀고 있는 걸 보면 제도 자체가 확실히 여러 사람을 헛짓 시킨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가만 보면 이런 낭비가 생기는 우리나라 영어 시험은 영어에 대한 필요에 의해서 생긴 것이라기 보다 사람을 걸러내는 도구로 쓰이고 있는데, 업무 연관성이 두드러지지 않는 경우에도 사람을 이런 방식으로 걸러내는 건 문제가 있지 않나? 7급 공무원 시험에는 국어가 있는데, 5급 시험에는 없는 것도 어떻게 생각하면 좀 이상하다. 5급 이상은 논술 시험을 보니까 국어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같은데... 혹시 공무원 시험 보게 되면 나도 한번 헌법소원을 내 봐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나이 제한에 걸릴 것같은 예감이. OTL
영어 과목에서 걸러내는 게 학벌 구조에서 공부를 잘 하던 사람들에게 계속 유리한 조건을 보장해 주기 위한 숨은 구조가 되지 않으려면, 그리고 외국에서 어릴 때 유학이나 어학연수라도 다녀올 수 있는 사람들이 계속 승승장구할 수 있는 조건으로서 영어가 기능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 업무 연관성이 강한 분야에서는 영어시험을 다차원적으로 더 강화하되, 그렇지 않은 분야에서는 그저 최소 자격요건으로 전환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영어 시험 없는 세상을 許하라
법대생들 사이에서는 옛날부터 들어올 때 영어성적이 가장 좋았다가 졸업할 때 제일 형편없어지는 사람들이 법대 출신이라는 말이 있었다. 원서 볼 일도 별로 없고, 취업 준비에서 영어를 할 동기도 별로 없어서 그런지 하여간 내가 봐도 영어 잘 하는 사람 참 드물다. 얼마 전에 사법시험에서는 영어과목이 인증점수를 제출하는 걸로 바뀌면서 그에 반발하는 일부 수험생들이 헌법소원을 내기까지 했는데 (각하), 그 문제의 사법시험 토익기준점수가 무려 700점이었다는 사실.^^
이들 심정이 이해가 되기는 하는 게 그 전까지 사법시험은 기특하게도 외국어시험 영역에서 영어과목이 여러 외국어 중의 택일 사항이었기 때문에 고득점을 노려볼 수 있는 독어나 불어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이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고 하니 부담이 되긴 했을거다. 헌법소원서를 보면 왜 비싼 로열티를 지불해 가며 외국시험을 보게 하는가 하는 민족주의적인 정서 호소까지 등장하는데 토플, 토익은 물론 텝스도 볼 수 있게 해놨으니 그 말은 안 맞는 것같고, 재판부의 각하도 보면 뭐 점수가 별로 높지도 않은데 뭘 그래 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요즘 대학생들이야 영어 잘할테니까 걱정 없을테고(왜 내가 이런 추측을 하는지 나도 근거는 없다), 독해 위주로 공부한 (사실 나는 아직도 독해 테스트가 당연히 대학입시에서 제일 중요하게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만) 30대 이상이 갑자기 듣기니 뭐니 준비하는 게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토플만 몇 번 봐서 토익점수에 대한 감각은 없지만, 토종이 900점 받으려면 다른 걸 상당히 희생해야 얻을 수 있는 점수일텐데... 막내 동생도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는데 그렇게 갔다 와도 900은 커녕 800도 용을 써야 받을까라고 했다. 그런데도 공대 출신들만 있어서 그런가 자기가 그 회사에서 영어를 곧잘하는 축에 끼인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영어를 잘 하는 건 자신감 차원에서,그리고 정보 획득 능력 차원에서 참 중요하다고 생각은 한다. 그러나 시험, 특히 입사 및 공무원 시험 등에서 영어 점수에 그렇게 목숨을 매게 하고 그것 때문에 당락을 결정짓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내 추측에는 인사 담당자도 영어가 특기입니다, 이런 사람 아니면 영어에 그렇게 비중을 둘 것같지는 않다는 게 내 생각인데... 그래도 준비하는 사람들은 불안하니까 하나라도 더 좋은 스펙을 보이려고 준비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 동생 말 마따나 어학연수까지 가서 살아있는 영어를 배울 생각은 안 하고 도서관 가서 토익 책을 풀고 있는 걸 보면 제도 자체가 확실히 여러 사람을 헛짓 시킨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가만 보면 이런 낭비가 생기는 우리나라 영어 시험은 영어에 대한 필요에 의해서 생긴 것이라기 보다 사람을 걸러내는 도구로 쓰이고 있는데, 업무 연관성이 두드러지지 않는 경우에도 사람을 이런 방식으로 걸러내는 건 문제가 있지 않나? 7급 공무원 시험에는 국어가 있는데, 5급 시험에는 없는 것도 어떻게 생각하면 좀 이상하다. 5급 이상은 논술 시험을 보니까 국어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같은데... 혹시 공무원 시험 보게 되면 나도 한번 헌법소원을 내 봐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나이 제한에 걸릴 것같은 예감이. OTL
영어 과목에서 걸러내는 게 학벌 구조에서 공부를 잘 하던 사람들에게 계속 유리한 조건을 보장해 주기 위한 숨은 구조가 되지 않으려면, 그리고 외국에서 어릴 때 유학이나 어학연수라도 다녀올 수 있는 사람들이 계속 승승장구할 수 있는 조건으로서 영어가 기능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 업무 연관성이 강한 분야에서는 영어시험을 다차원적으로 더 강화하되, 그렇지 않은 분야에서는 그저 최소 자격요건으로 전환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영어 시험 없는 세상을 許하라
# by | 2006/06/25 11:12 | 나르치스 | 트랙백(2)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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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영어강의에 대한 안좋은 추억
alster님의 블로그 에서 트랙백합니다.서울에서 두시간 내려가도 찾을까말까한_ 아직 구글어스에도 안보이는 불쌍하고 자랑찬 우리학교. 자칭 '애국' 공주교육대학교에서 영어강의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다. 다만 TOEIC바람에 구색 맞추려고 개설한 TOEIC강의 하나가 있을 뿐.강사는 어디서 이상한 털복숭이 하나 대려왔는데 영어를 할 줄 알아서 그냥 대려온 것이라는 주위의 수군댐이 사실인듯 매일 테니스를 치고 피아노는 음교과 애들 뺨치게 잘 치고 강의 연.....more
제목 : 영어,영어,영어
"알스터에서 부는 바람"의 영어시험 없는 세상 이번 학기에 심리학 개론을 영어로 들었는데, 효과는 있었다고 본다. 처음에는 잘 들리지도 않더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들렸고, 번역서로 볼때는 한자어로 번역되어(일본식일지도모르겠다) 헷갈리던 말들이 원어로 보니까 오히려 더 잘 이해되는 듯한 느낌도 간혹 들더라는. ......more
전혀 글로벌한 기업도 아니면서 왜 영어점수를 요구하는지 늘 궁금해왔지요.저도 그냥 사람 걸러내는 도구, 즉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학점말고 뭔가 점수화될만한 것이 영어시험 밖에 없어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 해본 적 많군요.
아아 정말 학점만 해도 부담 천만밴데, 영어고 뭐고 시험은 질렸어요 -_ㅠ
(그냥 사람과 경력을 보고 뽑으란 마랴!!! ㅠㅠ;;;;)
참 교사 임용에도 토익 가산점이 있습니다. 700이 3점 600까지 2점 500까지 1점.......1점 따기 힘들더군요.-_-;;;;; 포기
azreal님: 1점이라도 더 받으려고 애쓰는 사람이 많겠군요. 영어교사 뽑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런건가요? 요즘은 초등학교부터 영어를 가르쳐서 그런건가...
마침 이런 기사가 났던데 한번들 보십시오. 대학교에 취직하려면 영어로 강의까지 해야 한다는데 거참, 첩첩산중입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606261842111&code=94040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606261842191&code=940401
이번 학기에 심리학 개론을 영어로 들었는데,
전 효과있었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처음에는 잘 들리지도 않더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들리더군요. 그리고 번역서로 볼때는
한자어로 번역되어(일본식일지도모르겠군요) 헷갈리던 말들이 원어로 보니까 오히려 더 잘 이해되는 듯한 느낌도 간혹 들더군요.
'영어 강의'에 국한된 문제라면 대학교에서 4년동안 몇과목 듣게 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봅니다. 물론 한국사 같은 과목으로 영어로 하는것은 부작용이겠지만 근본적으로 영미권에서 건너온 전공들은, 몇과목쯤은 영어로 들어보는게 좋을거라고 봅니다만..
(위 기사는 우선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는 소재만 찾아낸듯한 느낌이 들더군요.인용된 대학도 딱 몇개뿐이고...)
이제 토익은 몇점이상,자격요건으로만 하는 경우도 점점 늘어난다더군요
대신에 면접때 영어로 질문을 하는데도 있고, 그대로 영어를 중시 안하는데도 있고..
.......
주절거리다가 너무 길어져서 트랙백합니다
그리고, 링크도 하겠습니다~
하지만 영어로 수업을 하면 한정된 시간에 전달할 수 있는 정보량이 빈약할 위험성이 있습니다. 가르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내용이 아니라 '영어'에 너무 많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거든요. 결국은 졸업 이수 학점을 늘려서 영어강의 이수 의무 9학점,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떨까요. ^0^
- 신마담 : 올바른 조기영어교육 방법 좀 알려주세요.
- 정선생님 : 굉장히 쉬워요. 남들 다하는대로 밤새워 줄서서 영어유치원 보내주고, 수백만원짜리 영어마을에 들락날락 좀 하다가, 방학되면 어학연수 보내주세요.
- 신마담 : 영어를 생활화하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 정선생님 : 온 가족의 영어생활화, 집에서는 무조건 영어로 대화하세요. 저희 집에서는 십년 째 이 방법을 채택하고 있는데 굉장히 효과가 좋습니다.
- 신마담 : 그럼 영어가 많이 느나요?
- 정선생님 : 아니오, 온 가족의 대화가 없어집니다. 할 말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