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6월 15일
월드컵도 열외대상 아니란다
독일 날씨가 요즘 너무 좋아서 관광객들은 항상 이런 줄 알 것같습니다. 사실 하루가 멀다하고 비가 오는데 초여름 반짝 좋은 거거든요. 여튼 3시에 점심먹고, 9시에 저녁먹으면서 월드컵 실황경기를 볼 수 있으니 불평은 하면 안될 것같습니다. 관광객 덕분에 밤에 문을 연 상점들도 심심찮게 보입니다. 저녁엔 칠흑같은 어둠을 맞게 된다는 배낭여행객들이 얻는 사전 정보와는 잘 안맞는 일이 생기고 있는 것이지요.
한데 독일 최대노조 중의 하나인 서비스분야 산업노조는 얼마전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주마다 따로 정하도록 되어 있긴 합니다만 일반적으로 주법들은 상점들이 20시 이후에는 영업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들을 두고 있는데, 월드컵 기간 동안에 이 규제를 푼 것이 위법하다는 소송이었습니다. 주정부 측에서는 수많은 방문객들이 와서 맞는 행사들에 당연히 지원 인력이 필요하고, 또 독일의 싼 상품들을 면세가격으로 사려는 관광객들에게 매상을 올릴 절호의 기회지 않느냐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딴엔 일리가 있어 저도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소송 그냥 한번 걸어보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월드컵인데 그 정도 예외는 있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판결이 아주 신속하게 나왔군요.
튀링엔주와 작센안할트주법원의 결정에 따르면 놀랍게도 노조의 손을 들어 주고 있습니다! 판결 이유가 뭐냐고요?
어떻게들 보십니까?
독일이 뭐든 잘하는 건 당연히 아닙니다. 그러니 일단 먹고 살만하니까 배가 불렀다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같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먹고 살 만 해지고 배가 부르고 싶어서 우리도 선진국을 가고 싶어하는 것이니까 그걸 나무랄 수는 없을 것같구요. 뭐랄까, 성장에 대한 강한 욕구가 없으니 더 못번다고 억울해 하지는 마라 이런 정도의 이야기는 할 수 있을 것같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또 우리 사회에서 성장에 대한 욕구가 너무 넘쳐나서 그것이 사회 전체를 휩쓸고 있어서 우리가 무감각해져가는 면도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당장에 저런 소송을 내거나 은하님 블로그 의 코멘트처럼 지하철 연장 운행을 거부했다간 어떤 이지메가 가해질런가 하는 생각을 해보면 말입니다. 당장 저부터 술처먹고 집에 택시타고 가려면 제 돈은 좀 아깝다고 생각을 할테죠. 더 웃긴 건 이런 일이 벌어질 때 동원되는 셈법들입니다. 월드컵에서 1승 하면 경제적 가치가 얼마다 이런 소리 이번에는 안하나 한번 지켜보겠습니다.
또 한가지. 독일 사람들이라고 밤에 문 열면 돈 좀 더 번다는걸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위에서 적은 것과 같은 이유로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법을 만들었고, 그 법의 원칙에 월드컵도 열외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사실 법은 대체로 약자의 편이 아닙니다만, 강자는 자기 편할 때는 법을 들이대다가 마음에 안들면 그걸 또 아무렇게나 또 주무르고 싶어들 합니다. 그러니 적어도 강자는 법을 지키라고 윽박지르다간 수틀리면 법을 뒤흔들려는 심뽀부터 고쳐야 합니다. 그래야 그나마 '형식적' 법치주의라는 게 이뤄졌다고 할 수 있겠죠.
더 극단적인 예를 하나 들까요? 다행히 아무 일없이 무사히 월드컵이 치러지고 있지만, 때가 때인지라 월드컵 테러 위협설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내무부 장관이 방공 경비를 위해서 군대를 투입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상 군대의 이동이 허용되는 범위가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었습니다. 우리의 평택 대추리와 비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월드컵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런 생각도 한번쯤 해보면 좋을 것같아 써보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뉴스들 좀 너무 한 것같아요. 국민들이 정말 뉴스에서도 월드컵을 주구장창 보기를 원할까요. 개최국 독일도 저녁게임 전후반 막간 시간 20분은 뉴스를 끼워넣고 그 시간에는 축구 소식 한 두 꼭지 외에는 국내외 주요뉴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외국 관광객이 우리나라 오면 우리나라가 개최국인줄 알 것같아요.
(지나면 또 못할 이야기들인 것같아 월드컵 기간동안은 잠시 몇 자씩 써보기로 하였습니다)
한데 독일 최대노조 중의 하나인 서비스분야 산업노조는 얼마전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주마다 따로 정하도록 되어 있긴 합니다만 일반적으로 주법들은 상점들이 20시 이후에는 영업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들을 두고 있는데, 월드컵 기간 동안에 이 규제를 푼 것이 위법하다는 소송이었습니다. 주정부 측에서는 수많은 방문객들이 와서 맞는 행사들에 당연히 지원 인력이 필요하고, 또 독일의 싼 상품들을 면세가격으로 사려는 관광객들에게 매상을 올릴 절호의 기회지 않느냐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딴엔 일리가 있어 저도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소송 그냥 한번 걸어보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월드컵인데 그 정도 예외는 있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판결이 아주 신속하게 나왔군요.
튀링엔주와 작센안할트주법원의 결정에 따르면 놀랍게도 노조의 손을 들어 주고 있습니다! 판결 이유가 뭐냐고요?
"상점영업시간 규제법의 임무는 전체적인 규율이 가능한 규정을 만들어서 (특히) 일하는 사람들이 과도하게 오래 일하는 것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있다. 이 경우에 급박하게 영업시간을 연장할 만한 공적인 이익이 있음이 명확하지 않다. 단순한 수요의 예상은 예외규정을 정당화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이 판결들은 물론 고등법원에서 뒤집힐 수도 있고 (참고로 독일의 경우에는 우리와 달리 소송을 내면 행정결정의 효력이 스톱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예외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습니다만), 함부르크처럼 제소기간이 지나서 문제제기를 못한 주도 있습니다만, 사실 상점들이 웃돈을 더 안주고 쉬거나 축구 안보고 일하겠다는 일꾼들을 구하기도 쉬운 일은 아닐 거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입니다.
어떻게들 보십니까?
독일이 뭐든 잘하는 건 당연히 아닙니다. 그러니 일단 먹고 살만하니까 배가 불렀다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같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먹고 살 만 해지고 배가 부르고 싶어서 우리도 선진국을 가고 싶어하는 것이니까 그걸 나무랄 수는 없을 것같구요. 뭐랄까, 성장에 대한 강한 욕구가 없으니 더 못번다고 억울해 하지는 마라 이런 정도의 이야기는 할 수 있을 것같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또 우리 사회에서 성장에 대한 욕구가 너무 넘쳐나서 그것이 사회 전체를 휩쓸고 있어서 우리가 무감각해져가는 면도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당장에 저런 소송을 내거나 은하님 블로그 의 코멘트처럼 지하철 연장 운행을 거부했다간 어떤 이지메가 가해질런가 하는 생각을 해보면 말입니다. 당장 저부터 술처먹고 집에 택시타고 가려면 제 돈은 좀 아깝다고 생각을 할테죠. 더 웃긴 건 이런 일이 벌어질 때 동원되는 셈법들입니다. 월드컵에서 1승 하면 경제적 가치가 얼마다 이런 소리 이번에는 안하나 한번 지켜보겠습니다.
또 한가지. 독일 사람들이라고 밤에 문 열면 돈 좀 더 번다는걸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위에서 적은 것과 같은 이유로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법을 만들었고, 그 법의 원칙에 월드컵도 열외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사실 법은 대체로 약자의 편이 아닙니다만, 강자는 자기 편할 때는 법을 들이대다가 마음에 안들면 그걸 또 아무렇게나 또 주무르고 싶어들 합니다. 그러니 적어도 강자는 법을 지키라고 윽박지르다간 수틀리면 법을 뒤흔들려는 심뽀부터 고쳐야 합니다. 그래야 그나마 '형식적' 법치주의라는 게 이뤄졌다고 할 수 있겠죠.
더 극단적인 예를 하나 들까요? 다행히 아무 일없이 무사히 월드컵이 치러지고 있지만, 때가 때인지라 월드컵 테러 위협설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내무부 장관이 방공 경비를 위해서 군대를 투입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상 군대의 이동이 허용되는 범위가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었습니다. 우리의 평택 대추리와 비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월드컵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런 생각도 한번쯤 해보면 좋을 것같아 써보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뉴스들 좀 너무 한 것같아요. 국민들이 정말 뉴스에서도 월드컵을 주구장창 보기를 원할까요. 개최국 독일도 저녁게임 전후반 막간 시간 20분은 뉴스를 끼워넣고 그 시간에는 축구 소식 한 두 꼭지 외에는 국내외 주요뉴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외국 관광객이 우리나라 오면 우리나라가 개최국인줄 알 것같아요.
(지나면 또 못할 이야기들인 것같아 월드컵 기간동안은 잠시 몇 자씩 써보기로 하였습니다)
# by alster | 2006/06/15 12:21 | 나르치스 | 트랙백 | 덧글(17)




